나의 두 번째 백패킹은 대학동기 중에 네덜란드로 이민을 가는 친구와 추억을 만들 겸 군산여행을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
친구 장비를 빌려서 첫 백패킹을 다녀온 뒤 반년이 지난23년 10월이었는데 이 시점엔 하나하나 백패킹 장비들을 사모은 것들이 어느 정도 갖춰둔 상태였다. 두 번째 백패킹은 장비개시 여행이었다. 군산 선유봉은 SNS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곳이었는데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오션뷰가 인상 깊어서 위시리스트에 들어있었던 곳이었다.
군산 선유도 가는 법
군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군산대정문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탄다. (11,12,13,15,16번 버스) 군산대정문에서 고군산군도 방향으로 가는 99번 버스를 타고 선유2교차로에서 내린다. 99번 버스는 배차간격이 1시간이므로 배차시간을 감안해서 시간&일정계획을 세운다.
군산대정문 버스정류장 (2611040 미룡1주공아파트 방면)
선유2교차로 (2615130)
선유봉, 선유도해수욕장 박지 위치
먼저 선유봉은 출발지점만 잘 찾으면된다. 지도에 표시된 교차로 쪽에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가 시작지점이다. 길은 갈림길이 없으니 쭉 오르기만 하면 된다.
한 50분정도 올라가면 선유봉에 도착한다. 대략 위치와 방향은 이렇다.
선유도해수욕장은 군산대정문에서 99번을 타고 선유2교차로가 아닌 선유도보건지소까지 와야한다.
선유도 백패킹 팁
- 텐트 피칭: 선유봉은 1인용 텐트 3동 정도 피칭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박지이다. 선유봉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면 생각보다 이른 아침시간에 올라가서 자리를 선점해야 한다. 사방이 열린 공간이기 때문에 바닷바람이 많이 분다. 돌산이라 펙을 박기 힘들 수도 있으니 주변에 큰 돌에 고정해야 할 수도 있다. 박지에 도착하면 큰 돌들을 미리 피칭할 곳에 찾아두고 시작하자.
- 선유봉 하이킹: 거리는 아주 짧지만 경사가 급하고, 암벽이기 때문에 미끄러워서 초보자에겐 조금 위험하다. 등산장갑, 등산스틱을 챙기자.
- 쓰레기정리: 경사가 급한 경로때문에 쓰레기까지 손에 들고 내려오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 가방에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거나 아예 가방 안에 쓰레기봉투를 넣고 이동하자. 해수욕장엔 분리수거장이 있다.
- 화장실 이슈: 사방에 열린 풍경이고 돌산 꼭대기엔 가려줄 수 있는 나무도 없다. 텐트안에서 일회용 화장실인 캠핑용 소변응고제를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해수욕장에서 피칭한다면 이 걱정은 안해도 된다. 깨끗한 공중화장실이 있다.
선유도 10월 백패킹 후기
이번 백패킹은 캠핑경험이 없는 두명의 친구들이 동행하는 여행이었다. 내가 리드하는 역할이었는데도 경험도 충분하지 않고 일정을 계획하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선유도에 도착하는 시간이 내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은 오후에 도착했다. 군산까지 가는데 1박이었던 것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도 30대 중반에겐 너무 피로도 높은 일정이었던 것 같다.
선유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짧은 동선이었는데도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미끄러웠다. 미리 사진으로도 보고 하이킹후기도 보고 왔는데도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가 훨씬 난이도가 높았다. 등산을 많이 하는 친구도 백패킹은 처음이라 12kg 정도 되는 장비를 메고 암벽을 오르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더 슬픈 일은 늦은 시간에 올라가서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고 친구들에게 얘기해줬지만 정말 자리가 없어서 다시 내려와야 했던 것이다. 내려오는 길에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박지는 다 찼다고 얘기해 주면서 선유도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선유도 해수욕장은 당일치기로 관광오는 사람들이 많은지 저녁시간이 되니까 사람들도 없고 아주 조용한 해변이었다. 캠핑하는 사람들도 우리들 뿐이었던 것 같다. 공중화장실도 있고 소나무 그늘도 있고 바다경치도 있고 우리는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저녁준비를 했다.
친구들도 아까 선유봉에 올라가는 길이 너무 무서워서 절벽에서 밤을 잘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었다고 했다. 차라리 해변에서 캠핑하게 돼서 다행이라며.
그렇게 날이 저물고 고양이 손님이 등장했는데 한참을 놀아주다가 이성을 잃고 정말 데려갈 위기도 왔었다.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야식으로 먹을 라면이랑 고양이 캔사료, 츄르를 사서 돌아왔다. 아직 너무 어린 고양이 같아서 안쓰러웠다. 개냥이 인걸 보니 해변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다.
자리 정리를 끝내고 공중화장실에서 정비를 좀 한 뒤 (공중화장실 만세!) 텐트로 들어왔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오늘의 즉흥 여행을 곱씹어 봤다. 밖에서 잠을 잔다는 게 막상 하기 쉬운 일은 아닌데 흔쾌히 따라와 준 친구들에게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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