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렝게티, 무의도를 알게 된 건 섬으로 백패킹을 가보고 싶어서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무의도 암벽이 햇빛에 반사되면서 붉게 빛나고 있는 사진을 보고 여기다! 싶었다.
나중에 다녀와서 알았는데 무의도는 낚시포인트로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다. 박지의 배경이 되는 무의도 암벽을 등반하는 클라이머들도 많았다.
이런 액티비티에 관심이 있다면 백패킹 일정에 넣어서 두 배로 재밌는 캠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천 무의도 가는 법
무의 광명항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초록카페"를 검색해서 광명항 방향으로 이동한다.
초록카페 뒤에 호곡룡산 이정표가 출발지점이다. 화살표 방향으로 쭉 올라가면 된다.
무의광명항 공영주차장
무의도 박지 위치
초록카페, 호룡곡산 이정표 시작지점에서 기억해야 할 것. 바로 갈림길 “좌-우-우”를 기억하는 것이다. 예전엔 누군가 직접 만든 이정표가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땐 없었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 내리막길, 두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첫번째 해안가를 지나 세렝게티 입장. 두번째 해안길 끝 갈대밭 지나면 박지도착.
좌-우-우 기억하자!
무의도 백패킹 팁
- 예보확인: 세렝게티는 암벽이 햇빛을 반사하면 붉게 타오르는 듯한 뷰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흐린 날씨엔 그런 광경을 보기 힘들다. 이왕이면 무의도는 맑은 날씨에 가자.
- 주차: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못하면 해안길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낚시꾼들이 정말 많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주차 난이도가 극상이 된다. 도로도 아주 좁아서 양방통행 정말 어렵다. 오가는 보행자들도 많고 길에 갇히기 십상이다.
- 화장실: 세렝게티 안에는 야생화장실이 있다. 박지 가장 안쪽 큰 바위 뒤에서 해결을 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있는데 산책하는 사람들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 해안가 돌무덤들도 마찬가지. 주차장에 있는 공영화장실에서 최대한 해결하고 출발하자.
- 만조시간 확인: 만조로 물이 들어오면 세렝게티로 향하는 길이 막힌다. 만조시간을 확인해서 여유롭게 입장해야 한다.
무의도만조시간확인 ▶ https://www.badatime.com/155.html
대무의도 물때표, 대무의도 바다날씨, 대무의도 바다정보 통합검색 - 바다타임
www.badatime.com
- 하이킹 난이도: 일반적으로 50분 정도 소요되는 여정이다. 해변은 모래해변이 아닌 바위 길이기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 등산화 착용을 추천한다. 암벽을 짚고 넘어가야 하는 구간도 있다. 등산장갑이 있으면 챙기는 것이 좋겠다. 등산로가 좁으니 일행과 약간 거리를 두고 걷자.
- 쓰레기 수거하기: 세렝게티로 가는 길에 쓰레기가 정말 많아서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자기가 머문 자리의 쓰레기는 당연히 수거하겠지만, 보이는 쓰레기들도 조금씩 수거했으면 좋겠다. 누군가 길가에 던져버리고 간 쓰레기봉투 주변으로 사람들이 쓰레기들을 툭툭 던지고 가면서 흡사 매립지처럼 보였다. 우리는 손이 되는 대로 남의 쓰레기도 거두어서 하산했다.
- 일출, 일몰 감상: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이 정말 멋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변산책과 함께 일출을 보자. 저녁땐 밥 먹느라 시간 가는 줄 몰라서 놓치긴 너무 아쉬운 광경이니 잠시 일몰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자.
무의도 10월 백패킹 후기
멤버를 구성하다 보니 선자령에 데려가 준 친구를 주축으로 mbti가 ENTP인 여자 세 명이 다녀온 무의도. 이 백패킹부터 우리는 고정멤버가 되었다. 친구가 소개해준 우리 둘은 초면에 불편할 법도 한데 성격 상 적당한 거리가 있을 때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우리는 출발 당일까지 아무 말도 없다가 물회나 사가지고 들어가자며 메뉴를 정하고 식당 주차장에서 9시에 만나기로 하고 잠에 들었다.
무의 광명항 공영주차장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만차여서 약간 대기하다가 구석에 차를 겨우 대고 박지로 출발했다. 가는 길을 대충 찾아보는 바람에 처음에 이정표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렸다. 노지이다 보니 가는 길이 정비가 되어있는 그런 길은 아니었고 알음알음 블로그 후기로 찾아가야 했다.
입구를 찾아서 궤도에 안착을 하게 되면 딱히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갈림길 좌-우-우”를 기억하면서 길을 걸었다.
경사도 완만한 편이었고 걷다가 보니 해수욕장, 바다 풍경이 보일 때마다 멈춰서 숨을 돌렸다.
그렇게 좌-우-우 치트키대로 걷다 보니 마지막 관문 세렝게티 입구의 상징인 암벽에 도착했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넘어가서 15분 정도 더 가서 박지가 보였다. 20kg는 족히 되어 보이는 거대한 캠핑배낭을 메고 앞지르는 고수를 보면서 놀랐다. 박지에는 이미 텐트들이 많이 세워져 있었다. 처음엔 바다가 훤히 보이는 열린 스팟에 가방을 던져놨는데 친구가 아무래도 바람을 막아주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조금 더 아늑한 곳을 찾자고 했다. 우리는 소나무 뒤로 자리를 이동해서 피칭을 시작하려고 장비들을 모두 바닥에 쏟았다.
친구의 배낭은 나랑 비슷한 50L짜리 사이즈인 것 같은데 거기서 쏟아낸 장비들은 나보다 두 배는 많아 보였다. 짐 싸는 스킬이 보통이 아니다. 도라에몽 친구는 자기가 데려온 첫 백패킹인 친구를 위해서 캠핑의자, 식기들을 더 챙겨 왔다.
우리는 일단 의자부터 세팅하고 앉아서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을 따서 목을 축였다. 땀도 싹 증발하고 간식을 좀 먹어주니 다시 힘이 나서 텐트 피칭을 시작했다.
피칭을 끝내고 각자 자유시간을 갖다가 슬슬 배가 고파지길래 하나 둘 자리에 모여서 음식재료들을 꺼냈다. 그리고 하나가 끝나면 다음 음식이 나오고 또 나오고…… 끝나지 않는 식사를 시작했다.
옆 텐트는 중년 남녀들이 직접 낚아 올린 생선을 손질하며 굽고 끓이고 너무 낭만 있는 식사를 하고 계셨다. 능숙하게 생선을 손질하는 걸 보며 감탄했다. 자급자족 캠퍼 멋있었다.
해가지고 여기저기 술에 취해 시끌시끌한 텐트들도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 주변은 조용했다. 인기 있는 박지여서 텐트 사이사이 간격이 넓진 않았는데 밤에 보는 텐풍은 정말 멋있었다.
무의도, 재차 와보고 싶은 멋진 곳이었다.
'직장인의 주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선 자작나무숲 백패킹] 첫 설산 동계캠핑 (2) | 2024.06.13 |
---|---|
[가평 호명산 백패킹] 호명산캠프, 우리들의 첫 오토캠핑. (2) | 2024.06.12 |
[군산 선유봉 백패킹] 선유도 해수욕장의 밤 (3) | 2024.05.26 |
[대관령 선자령 백패킹] 30대 여자들의 첫 노지캠핑 (0) | 2024.05.25 |
[첫 솔로캠핑, 군위 동산계곡] 여자 혼자 나홀로 차박캠핑 (6) | 2024.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