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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주말

[첫 솔로캠핑, 군위 동산계곡] 여자 혼자 나홀로 차박캠핑

이번 연휴에 버킷리스트에 있었던 솔로캠핑+차박을 준비해 봤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캠핑 목적지인 경북 군위 오토캠핑장을 검색하면서 노지캠핑사이트를 찾게 되었는데 바로 동산계곡 주차장!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 원효길 183

 

군위 동산계곡 무료주차장


무료 주차장이고 관리가 꽤 잘되어있는 주차장이다. 주차장 안에 정자도 하나 있었다. 먼저 온 캠퍼들은 정자 안에서 쉬고 계시는 듯했다.

동산계곡은 경북 군위에 있는 맑은 물과 예쁜 계곡으로 캠퍼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지다. 캠핑장을 둘러싼 노지 사이트와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고, 계곡을 따라 펼쳐진 숲길 하이킹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팔공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풍부한 계곡물로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지만 5월 초에 그것도 나 혼자 물놀이는 무리일 듯하고 계곡 소리 들으며 조용히 하루를 보내보기로 했다.


구매물품

  1. 평탄화 보드: 니로 하이브리드 2열시트를 접으면 180cm 이하는 충분히 누워서 잘 수 있다.
  2. 창문 모기장: 차에서 잘 땐 창문을 살짝 열고 자는 게 안전하기 때문에 벌레 유입을 막아줄 모기장을 구매했다.
  3. 화로: 메쉬경량화로대, 방염포, 참나무장작 10kg, 파이어라이터스

준비물

  1. 매트: 반고 써멀트렉 단열 발포 매트리스, 백패킹용 usb전기매트
  2. 침낭: 몽벨 수퍼스파이럴 다운허거 #0 800FP, 씨투써밋 드라이백
  3. 타프: 몽벨 L.W타프, 몽벨 알루미늄 타프 폴 165
  4. 의자: 헬리녹스 체어제로 블랙
  5. 테이블: 베른 트레킹패드+커팅매트 블랙
  6. 랜턴: 플렉스테일 티니 리펠 랜턴
  7. 식기: 씨투써밋 엑스팟 1.4L 세트, 오피넬 피크닉플러스+레드나이프, 유니프레임 시에라컵
  8. 화기: 소토 윈드마스터 버너, 이소가스, 유니프레임 미니로스터
  9. 그 외: 보조배터리 (20000mAh), 아이패드, 판초우비, 베개

현지 장보기

한우등심&새우살 180g

치즈바

하이볼&맥주

프링글스

너구리 1봉지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솔로차박 후기

이번 주말에 비예보가 갑자기 등장하면서 일정을 취소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집에 있느니 바람 쐬자는 생각으로 출발을 했다.(바람이 아니라 돌풍을 맞는 캠핑이었지만...)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 팀이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식사 중이었다. 나는 차를 이리저리 대보다가 먼저 온 팀과 가장 시야에 걸리지 않는 위치를 잡아서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었다.

 

트렁크 앞에 타프 세울 위치를 잡았다. 구입하고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타프를 궂은 날씨에 펼치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오기 전에 유튜브로 공부하고 왔는데도 바람에 나부끼는 타프를 고정시키느라 한동안 애먹었다.

 

 

일단 지붕이 만들어지니 마음이 놓였다. 차에서 의자를 꺼내 펼쳐 앉고 멍하니 계곡물소리를 들으면서 한숨 돌리는 시간을 가졌다. 불안하게 점점 바람이 거세지는 것 같아서 저녁 먹기엔 약간 이른 시간이지만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딩카트 뚜껑 위에 음식재료들을 쌓아두고 버너에 불을 붙였다. 에피타이저로 하이볼에 치즈바를 구워 먹으면서 한우포장을 뜯었다. JMT 파트인 새우살을 조심스럽게 칼로 도려내서 그릴에 올렸다. 고소한 냄새가 번지면서 행복했다.

 

순식간에 한우가 사라지자마자 돌풍이 갑자기 확 불면서 펙 하나가 날아가 타프가 바람에 나부꼈다.

너무 놀라서 모자를 뒤집어쓰고 재정비를 하면서 빨리 식사를 끝내고 타프 철수를 하기로 했다.

바로 너구리 한 봉지 투하해서 비바람과 싸우면서 한 그릇 뚝딱했다. 역시 탄수화물이 들어가 줘야 든든해진다.

친구들이랑 캠핑할 때는 끊임없이 식사하면서 식폭행당했는데 혼자 오니까 내 양껏 요기를 할 수 있어서 편안했다. (대식가가 아니어서 미안하다 친구들ㅋㅋㅋㅋ)

 

날이 저물고 다시 돌풍이 불어오면 타프해체나 뒷정리가 힘들 것 같아서 해지기 전에 서둘러 정리를 시작했다. 동산계곡 주차장은 화장실, 분리수거시설이 다 되어있어서 편했다. 이런 날씨에 완전 노지에서 혼캠을 했으면 고생만 엄청하다가 집으로 복귀했을 것 같다.

 

7시가 돼서야 평탄화해둔 트렁크에 정리한 짐들을 다 싣고 침낭을 펼쳐 들어갔다. 램프랑 넷플릭스를 켜고 적당히 누워봤는데 금세 노곤노곤해져서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자정에 눈을 떴는데 밖은 아까보다 훨씬 세찬 비가 지붕을 때리고 있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창문을 열고 잘 수가 없어서 혹시나 자다가 사고가 나진 않을까 걱정돼서 일어난 것 같다. 당연히 차는 진공 상태도 아니고 선풍기를 틀고 자는 것도 아니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너무 일찍 잠든 게 아까워서 넷플릭스와 함께 프링글스랑 아까 남은 맥주 한 캔 호로록하고 다시 빗소리를 들으면서 누웠다.

 

캠핑은 시작할 때도 힘들지만 끝나고 나서 장비 건조라던지 뒷정리가 또 상당한 노동이다. 텐트 하나 피칭 안 한 게 정말 컸다. 집에 와서 타프 한 장만 말리면 되니까 너무 편했다.

혼자 장작피우려고 장비들도 구매했는데 꺼내보지도 못해서 아쉽다. 다음번엔 예보를 확인해서 좋은 날씨에 오토캠핑 한번 더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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